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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스토리판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도 이럴 땐 해고 무효!

변호사만큼 알게되는 스토리 판례 2026. 3. 25. 17:31

5인 미만 사업장에선 임신을 이유로 해고해도 될까요? 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5인 미만 사업자에는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금지(제23조 제1항)'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사장님 마음대로 해고가 가능하다"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해 드릴 판결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도 임신한 근로자를 해고한 행위가 무효임을 선언한 의미 있는 사례입니다. 단순한 법률 분석을 넘어, 이 사건이 법정에서 어떻게 다뤄졌는지 드라마처럼 생생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창원지방법원 2024. 5. 30 선고)

 

 

1부: 고지된 임신, 돌아온 해고 통보

 

[사건의 배경: D 사업장의 A 씨]

 

원고 A 씨는 2020년 1월경부터 창원시에서 'D'라는 상호로 기타 가공식품 도매업을 영위하는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의 사업장을 운영하는 피고 회사에서 3년 이상 근무해온 베테랑 직원(대리)이었습니다.

 

2023년 1월 말경, A 씨는 피고(사장)에게 임신 사실을 고지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축하가 아닌, 차가운 '해고예고통보서'였습니다.

 

2023. 1. 30.: 사장, 해고예고통보서 작성 (통보 일자: 2023. 3. 1. 부).

2023. 2. 13.: 사장, A 씨를 불러 해고를 직접 통보했습니다 (이 사건 해고).

 

사장 측은 해고 이유로 A 씨의 무단 외출, 발주 실수 등 근무 태도 불량을 주장했지만, A 씨는 이 모든 해고 조치가 임신 사실을 알린 직후 이루어진 명백한 임신을 이유로 한 차별 해고라며 법원에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2부: 법정 공방 “사장님의 자유 vs. 근로자의 권리”

 

법정에서는 5인 미만 사업장의 '해고의 자유'와 '임신 근로자에 대한 보호'라는 두 가치가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피고(사장) 측의 주장: 해고의 자유]

 

"우리 사업장은 5인 미만이라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규정(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A 씨의 잦은 근무 태만과 발주 실수 때문에 더 이상 같이 일할 수 없어 2023. 2. 13.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일 뿐, 임신을 이유로 해고한 것이 아닙니다."

 

[원고(근로자) 측의 반박: 차별의 금지]

 

"피고가 주장하는 근무 태만은 3년 넘게 문제 삼지 않았던 사소한 것들입니다. 해고가 임신 고지 직후 이루어진 점이 결정적 증거입니다. 특히 사장님은 해고 당시 A 씨에게 '임신한 건 니 사정이고', '니가 임신할 것 같으면 얘기하라고 한 이유가 뭔데? 사람을 뽑아야 하니까', '니 임신해서 배 불러봐야 얼마나 일하겠노? 그거 돈이다 36개월 줬는데' 등 임신을 이유로 해고를 요구했습니다. 이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1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입니다."

 

3부: 판결의 반전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장 규모를 따지지 않는다”

 

재판부는 A 씨의 손을 들어주며, 5인 미만 사업장의 해고도 무효가 될 수 있는 결정적인 법리를 제시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남녀고용평등법은 강행규정이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1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퇴직 및 해고에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이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의 사업장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강행규정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위 조항에 위반된 해고는 무효로 보아야 합니다.

 

임신을 이유로 한 해고는 '불리한 조치'로서 무효: 임신을 이유로 한 해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효입니다. 임신을 이유로 한 해고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이를 증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해고의 주된 이유는 임신이었다: 피고가 주장하는 업무능력 부족이나 근태불량은 3년 이상의 근무 기간 동안 문제 삼지 않았고 객관적 자료도 없어 이 사건 해고의 주된 이유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해고는 임신 사실 고지 직후 이루어졌고, 피고가 해고 당시 원고에게 말한 내용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의 직접적이고 주된 이유는 원고의 임신이라고 판단됩니다.

 

“이 사건 해고는 원고가 임신하였음을 주된 이유로 한 해고로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남녀고용평등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한 불리한 조치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최종 주문 (판결 결과)]

 

법원은 이 사건 해고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된 무효라고 판단하며,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임주환 변호사의 시각

 

5인 미만 사업장이라면 해고가 무조건 자유롭다는 오해가 많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아 정당한 해고 사유 없이도 해고할 수 있는 '해고의 자유'가 넓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 판례는 근로계약의 본질과 차별 금지라는 법원칙을 통해 5인 미만 사업장의 해고도 무효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차별 금지의 절대적 적용: 성별, 임신 등을 이유로 한 차별 해고는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남녀고용평등법이라는 강행규정에 의해 무효가 됩니다.

 

계약상의 해고 제한: 또한, 대법원 2007다1418 판결 등 다수 판례의 법리처럼,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으로 특정한 해고 사유를 정했다면(해고제한의 특약), 5인 미만 사업장이라도 그 특약에 정해진 사유가 아니라면 해고는 무효로 다퉈볼 수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판결은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들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당하더라도 싸울 수 있는 길'이 존재함을 시사하는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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