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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스토리판례

6개월 계약직이니 그냥 나가라? '시용(수습)기간' 의 법리로 부당해고 판결

변호사만큼 알게되는 스토리 판례 2026. 3. 25. 17:43

"우리는 6개월 계약이었잖아요. 기간 끝났으니 오늘까지만 나오세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6개월 시용(수습)기간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될 거라고 기대하며 성실하게 일했는데, 돌아오는 건 게시판의 단 한 줄짜리 통보뿐인 상황이죠. 계약직이니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이건 정말 해고가 아닌 걸까요?

 

최근 광주고등법원(2025. 6. 12. 선고 2024나23049 판결)은 기간제 계약으로 포장되었더라도 실질이 '정규직 채용을 위한 시험대(시용)'라면, 서면 통지 없는 계약 종료는 부당해고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정규직 채용을 위한 시용계약이었다면, 계약종료 때 해고 절차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판결

 

1. 사건의 시작: "6개월간 실력 보여주면 정규직 될 줄 믿었는데"

 

크레인 운전원 A씨는 한 하청업체의 채용공고에서 '6개월 근무 후 상용직 전환 검토'라는 조건을 보고 입사했습니다. 입사 후에는 2개월마다 멘토와 팀장으로부터 꼼꼼한 업무 평가를 받았죠. 그런데 6개월이 지나자 회사는 사내 게시판에 달랑 공고 하나를 올립니다.

 

"A씨는 근무성적 부적격으로 근로계약이 만료되었습니다."

 

회사는 A씨에게 구체적으로 왜 나가는지 적힌 서면 한 장 건네지 않았습니다. 그저 "우리는 기간제 계약을 했으니 계약 종료일 뿐, 해고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2. 법정 공방: "회사가 판 함정 vs 근로자의 권리"

 

이 싸움에서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소는 '이 계약이 정말 단순한 기간제 근로계약인가'였습니다.

 

사용자의 꼼수 (기간제 주장):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 거절은 '해고'가 아니므로, 해고서면통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하려 했습니다. 실제로 1심에서는 회사의 이 논리가 받아들여져 근로자가 패소하기도 했습니다.

 

근로자의 반격 (시용 주장): "이건 이름만 기간제지, 실질은 정식 채용 전 실력을 평가하는 '시용'이다! 시용 근로자를 내보내는 건 법률상 '해고'이므로 서면 통지 없는 통보는 무효다!"라고 맞섰습니다.

 

3. 법원의 판결: "포장만 기간제일 뿐, 실질은 '시용'입니다"

 

2심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진정한 의사의 해석: 채용공고에 정규직 전환이 명시되었고, 근로자도 그 의사로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이는 '해약권유보부 근로계약(시용)'에 해당합니다.

평가의 존재: 근무 기간 중 주기적인 평가를 거쳐 적격 여부를 판단한 것은 시용계약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절차적 하자 (핵심 포인트): 시용 근로자의 본채용 거절은 법적으로 '해고'입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반드시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회사는 사내 게시판에만 공지했을 뿐 서면 통지를 하지 않았으므로, 해고 사유가 정당한지 따져보기도 전에 이 해고는 무효가 되었습니다.

4. 노동 임변의 조언: "계약서 명칭보다 '실태'가 우선입니다"

 

회사가 '기간제'라는 핑계로 부당해고를 적법한 것처럼 포장하더라도, 법률의 잣대는 계약의 외형 속 '진정한 의사'와 '실태'를 봅니다.

 

이런 분들은 꼭 상담하세요:

 

- 계약서엔 '기간제'라 되어 있지만, 채용 시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은 경우

- 계약 기간 중 멘토링이나 주기적인 업무 실적 평가를 받은 경우

- 회사가 구체적 사유를 서면으로 주지 않고 "계약 기간 끝났다"며 게시판이나 구두로만 통보한 경우

 

시용 근로자로 인정되는 순간, 여러분은 법이 정한 '해고 절차'의 보호를 받는 대상자가 됩니다. 억울하게 일터를 떠나야 했던 A씨처럼, 여러분도 법적 실질을 다퉈 권리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하는 노동판례리뷰 <채용과정에서의 '견습'과 법적 판단>(김근주 선임연구위원)를 참조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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