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위탁한 청소년상담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의 수탁자가 변경되거나 아예 해당 기관운영을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민간위탁에서 직영으로 전환해도 고용승계 의무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례를 소개합니다. 복잡한 법정 공방을 드라마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보겠습니다.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9다280733 판결)

1. 드라마 속 사건: 횡령 사태가 불러온 '정규직' 직원의 해고
주인공 A씨는 서울특별시 은평구가 D병원에 위탁하여 운영하던 C센터에서 2008년부터 약 9년간 정규직 직원으로 근무해 온 베테랑 정신건강전문요원이었습니다. 그러던 2017년, 센터 회계 직원의 대규모 보조금 횡령 사건이 터집니다. 지자체인 은평구는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사업을 안정화하기 위해 위탁 계약을 해지하고 센터 운영을 직영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은평구는 "직영 전환은 수탁기관 변경과는 다르다"며 A씨를 비롯한 기존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했습니다. A씨가 원래 맡았던 정규직 자리는 기간제 공무원 등으로 새롭게 설정되었고, A씨는 공개 채용에서 탈락하여 2017년 9월 30일부로 사실상 해고되었습니다.
2. 법정 공방: '지자체의 정책 결정권' vs. '고용 연속성 의무'
직장을 잃은 A씨는 은평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위탁 계약서 및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사업 안내' 지침에 명시된 "운영주체 변경 시 직원을 원칙적으로 고용승계한다"는 규정 등을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1심(서울서부지방법원)과 2심(서울고등법원)은 모두 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고용승계 의무 인정: 법원은 지자체가 직영 전환이라는 정책적 결정을 내렸더라도,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근로자의 고용 신뢰를 보호하기 위해 고용승계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지자체가 새로운 민간기관에 대해서는 승계를 요구하면서 자신만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 핵심 논리였습니다.
부당해고 인정: 횡령 사건에 대한 A씨의 관리 책임이 일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9년 근속 직원을 해고할 만큼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은평구의 고용승계 거절은 부당해고에 해당합니다.
3. 대법원의 최종 결론: 지자체는 해고에 따른 임금 배상 책임을 진다
은평구의 상고로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습니다. 대법원은 하급심의 핵심 판단, 즉 "은평구에게 해고 기간 동안 임금 지급 의무가 있다"는 부분은 정당하다고 인정하며, 은평구의 고용승계 거절이 부당해고였다는 점을 최종적으로 확인해 주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은평구가 직영 전환 과정에서 원래의 정규직 근로자 지위를 기간제 공무원 등으로 대체한 행위 때문에,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통해 A씨가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이는 근로계약 관계와 공무원 관계 사이의 복잡한 법적 쟁점이 얽혀 발생한 기술적인 문제였습니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시사점: 지자체의 '책임 강화'는 근로자 고용 안정부터
이 판결은 지자체가 사업 운영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직영 전환이라는 정책적 결정을 내릴 때, 그 책임에는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 연속성을 보장해야 할 법적 의무가 포함됨을 명확히 했습니다.
민간위탁 사업 지침이나 계약서에 '고용승계' 규정이 있다면, 지자체가 직영 전환 시에도 이 의무를 져야 합니다. 지자체가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며, 근로자는 이로 인해 일하지 못한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지자체로부터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간위탁 근로자들은 고용승계 거부 시 이 판례를 법적 근거로 활용하여, 지자체의 정책적 결정이 근로자의 희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질문 (FAQ)
Q1. 이 판례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이 판례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민간위탁 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도,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승계 의무를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수탁업체가 다른 민간업체로 바뀔 때는 물론, 지자체가 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직영으로 전환할 때도,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Q2. 이 판례는 '수탁업체 변경'과 '지자체 직영 전환' 모두에 적용될 수 있나요?
A. 네, 그렇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위탁 계약서와 지침에 명시된 '운영주체 변경 시 승계' 조항의 취지가 사업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수탁업체 간 변경은 물론, 지자체가 사업의 주체가 되어 직영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도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확고히 했습니다. 이 판례를 통해 민간위탁 근로자들은 운영 형태 변화와 관계없이 고용 안정성을 주장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확보했습니다.
Q3. 고용승계를 거부당했다면 어떻게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
A. 지자체로부터 고용승계를 거부당해 사실상 해고된 경우, 다음의 절차를 고려해야 합니다.
증거 확보: 근무했던 기관의 위탁 계약서 및 사업 지침 (고용승계 관련 조항)을 반드시 확보합니다.
노동위원회 구제 신청: 거부당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제기합니다.
민사 소송: 이 판례처럼 지자체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적 절차에는 기한이 있으므로, 변호사와 즉시 상담하여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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