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자의 얼굴을 그리고 비하하는 명칭을 붙여 SNS에 공유하는 행위, 과연 정당한 비판의 영역일까요? 최근 서울북부지방법원(2025고단1729)에서 선고된 판결은 그 경계선을 명확히 짚어주었습니다. 시각적 모욕, 실명 기재의 문제점 등 모욕죄 성립과 관련한 중요한 쟁점들이 담긴 이번 판결을 함께 살펴보시지요.

1. 사건의 실체: 단순 비판을 넘어선 '인격 박제’
일러스트레이터인 피고인 A씨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기자 12명을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실명과 소속의 명시: A씨는 피해 기자들의 얼굴 캐리커처를 올리면서, 그 곁에 해당 기자의 실명과 소속 언론사를 한 자 한 자 정확히 기재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사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 특정 개인을 조롱의 대상으로 '박제'한 행위였습니다.
비하 문구와 십계명: 그림에는 'ㄱㄷㄱㅌㅊㅍㄹㅈㅌ(기더기 퇴치 프로젝트)'라는 초성을 넣었고, "마이크와 펜으로만 살인하라"는 식의 '기레기 십계명'을 게시하며 경멸적 감정을 쏟아냈습니다.
반복적인 고립화: 이후에도 "A 작가를 고소한 기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시리즈물을 게시하며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공격했습니다.
2. 법정 공방: "정당한 풍자" vs "인신공격"
피고인은 이것이 "기사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자 예술적 풍자"라고 주장하며 정당행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냉정했습니다.
시각적 모욕의 성립: 법원은 언어적 수단이 아닌 캐리커처와 같은 시각적 수단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킨다면 모욕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습니다.
실명 기재의 무게: 특히 기사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 없이, 기자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기레기', '기더기' 등 멸칭을 사용한 것은 비판의 범위를 벗어난 인신공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엄중한 처벌: 법원은 피해자가 12명에 달하고 범행 횟수가 많은 점, 특히 동종 범행으로 재판 중임에도 다시 범죄를 저지른 점을 고려하여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직접적인 욕설을 쓰지 않고 '기레기'라는 표현만 써도 처벌되나요?
A1. 네, 처벌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기레기'나 '기더기'라는 표현이 기자를 쓰레기나 구더기에 비유하여 그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경멸적 감정의 표현이라고 명확히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특정 기자의 실명과 얼굴을 함께 게시하며 해당 표현을 사용하면 모욕죄 성립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Q2. 풍자화(캐리커처)를 그린 것도 예술의 자유로 보호받지 못하나요?
A2. 예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도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용됩니다. 법원은 비언어적·시각적 수단인 캐리커처라 하더라도, 그것이 타인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려는 목적으로 실명과 함께 게시되었다면 모욕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풍자'라는 이름 뒤에 숨은 '인신공격'은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Q3. 기사가 명백히 오보라서 비판한 것인데도 유죄가 나오나요?
A3. 비판의 '내용'과 '방법'을 구분해야 합니다. 기사의 오류를 논리적으로 지적하고 공익을 위해 비판하는 것은 정당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피고인처럼 기사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비판 없이, 단순히 기자의 인격 자체를 비하하고 실명을 박제하며 조롱하는 방식은 비판의 정당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간주되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임주환 변호사의 한마디] 독일의 '언론인 비평' 시스템이 주는 시사점
이번 사건을 접하며 많은 분이 "기자의 오보나 편향성을 비판할 질서 있는 방법은 없는가?"라는 의문을 가지실 겁니다. 기자도 비판의 성역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그려서 실명을 박제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독일의 Übermedien처럼, 우리도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려거든 그가 쓴 기사의 구체적인 문장과 데이터를 가지고 논쟁해야 합니다. 감정적인 해시태그(#기레기) 대신 논리적인 팩트체크를 앞세울 때, 비로소 우리의 비판은 '범죄'가 아닌 '민주주의를 위한 권리'로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화: 010 2752 0719
메일: eyelid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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