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임변입니다. 오늘은 고용노동청의 "법 위반 없음"이라는 통보를 받고도 포기하지 않았던 두 버스 운전기사님의 소송 결과를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노동청이 직장내괴롭힘 등을 불인정했다고 해서 끝일까요? 아닙니다. 조사실무의 한계를 가진 노동청과 달리, 법원에서는 충분한 심리를 거쳐 사안의 본질에 제대로 접근할 때가 많습니다. (대전지방법원 2023나225038 판결)

🛑 "노동청에선 괴롭힘이 아니라고요?" 버스 기사들의 눈물
세종시의 한 시내버스 공사에서 근무하던 A씨와 F씨. 그들은 배차와 복무 관리를 담당하던 사무직 직원 D씨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대우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아파 산재 요양 승인을 받았는데도 추가 진단서를 내라며 압박을 당하고, 괴롭힘 신고 후 분리 조치가 내려졌음에도 가해자가 눈앞에 나타나 자격증 게시를 지적하는 상황. 기사님들은 참다못해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노동청은 일부 행위에 대해서만 '개선 지도'를 했을 뿐, 대부분의 행위에 대해 '법 위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해 버렸습니다. 심지어 검찰조차 근로기준법 위반(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죠.
기사님들의 손에는 '불기소 이유서'와 '종결 통지서'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고 민사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 이 사건의 핵심 쟁점
1. 업무상 적정 범위: 회사의 배차권이나 서류 요구가 정당한 경영권 행사인가, 아니면 괴롭힘인가?
2. 판단의 독립성: 노동청과 검찰의 '무혐의' 판단이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을 면제시키는가?
3. 분리 조치 위반: 괴롭힘 신고로 인한 분리 조치 기간 중 '대면 행위' 자체가 괴롭힘이 될 수 있는가?
⚖ 법정 공방: "정당한 업무인가, 교묘한 괴롭힘인가“
사측은 배차 조정과 서류 요구가 운수업 특성상 정당한 업무 범위 내에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서류 강요는 괴롭힘이다: 산재 보험급여결정통지서만으로 충분함에도 추가 진단서를 요구하며 병가 승인을 지연시킨 것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은 행위입니다.
분리 조치 중 대면은 금기다: D씨가 현장 점검 중이었다 하더라도, 분리 조치 대상인 피해자를 직접 대면해 업무를 지적한 것은 그 필요성과 관계없이 괴롭힘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산재 환자를 무단결근자로: 산재 병가 신청을 임박해서 했다는 이유로 승인하지 않고 두 달간 무단결근 처리한 것은 근로자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준 것입니다.
💰 위자료 30만 원, "금액은 작지만 판결의 무게는 큽니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피고 공사가 기사님들에게 각 3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누군가는 "고작 30만 원?"이라고 물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숫자가 담고 있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괴롭힘 성립 자체의 인정: 국가기관(노동청, 검찰)이 괴롭힘이 아니라고 한 행위들을 법원이 '직장 내 괴롭힘'이자 '불법행위'라고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수사기관 판단의 한계 극복: 근로기준법상 형사 처벌(신고자 불이익 처우)이 어렵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별개로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사용자 책임의 명확화: 직원의 괴롭힘 행위에 대해 공사(사용자)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 자주하는 질문 (FAQ)
Q1. 노동청에서 '법 위반 없음'으로 종결되었는데, 정말 민사 소송을 하면 승소할 수 있나요?
A1. 네, 가능합니다. 노동청은 주로 근로기준법상 '처벌'이 가능한지(형사적 관점)를 보지만, 민사 법원은 해당 행위가 근로자의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인지(민사적 관점)를 독자적으로 판단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노동청은 대다수 행위를 괴롭힘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으나 , 법원은 그중 일부 행위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불법행위임을 명확히 인정했습니다.
Q2. 가해자가 직접적인 폭언이나 폭행을 하지 않고 '업무 지적'만 했는데도 괴롭힘이 되나요?
A2. 이번 판결의 핵심이 바로 그 지점입니다. 가해자가 분리 조치 중임에도 피해자를 직접 대면하여 차량 내 자격증 게시 등을 지적한 행위는, 비록 그 내용이 정당하거나 경미한 시정 요구일지라도 '대면' 자체가 피해자에게 고통을 줄 수 있으므로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방법의 적절성이 결여되었다면 괴롭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3. 위자료가 30만 원이면 너무 적은 것 아닌가요? 소송 실익이 있을까요?
A3. 금액 자체보다 '법적 인정'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법원은 괴롭힘의 내용과 정도, 사측의 방지 노력 등을 종합해 위자료를 30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액수는 기대보다 적을 수 있지만, 판결을 통해 사측의 배상 책임을 확정 짓고, 추후 가해자에 대한 인사 조치나 징계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 노동 임변의 한마디
"노동청 조사는 실무적으로 임금 체불 등 수치로 증명되는 사건에 치중하기 쉽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처럼 '업무상 적정 범위'를 다투는 미묘한 사건에서는 소극적일 수 있죠. 하지만 법원은 규정과 정황을 종합해 '상식'의 잣대를 들이댑니다. 노동청에서 좌절하셨나요? 법원의 문은 아직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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