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부조리를 폭로했다가 역으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가해자 측은 "사적인 감정으로 나를 비방했으니 불법행위다"라고 주장하곤 하죠. 하지만 대법원의 태도는 확고합니다. 폭로의 내용이 진실하고,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2025. 11. 20. 선고 2025다213717 판결)은 소액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갑질 폭로는 사회 전체의 공익"이라는 점을 내세워, 근로자에게 배상 책임을 지운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특히 이번 판결은 폭로자에게 다소 '사적인 동기'가 섞여 있었을 때 법원이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명확히 짚어주었습니다.
📌 이 판결 한 줄 요약
직장 내 갑질을 사실에 근거해 폭로했다면, 개인적 감정이 섞여 있어도 손해배상 책임은 지지 않는다.

[법정 드라마] "양주 한 병이 부른 파란" : 교육인가, 상납인가?
1막: 은밀한 전화와 사물함의 비밀
2020년 여름, C박물관의 공무직 미화 주임인 A씨(원고)는 청소 장비(돌돌이) 교육을 간절히 원하던 후배 근로자 B씨(피고)에게 슬쩍 한마디를 던집니다.
주임 A: "외부 기관 가서 배우려면 150만 원은 줘야 해. 여기서 공짜는 없으니... 집에 있는 양주나 한 병 가져와 봐(농담이야~)."
이 말을 들은 후배 B씨는 전날 밤 전화를 겁니다.
후배 B: "주임님, 내일 사물함 열어두세요. 양주 한 병 넣어둘게요. 아무한테도 말 안 할 테니 비밀로 해요."
다음 날, 15만 원 상당의 양주는 사물함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돌돌이 교육'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급기야 주임 A씨가 주변에 "B에게 교육해 주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소문까지 들려옵니다.
2막: 노조 사무실에서의 폭로, "나는 상납했다!"
참다못한 B씨는 노조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울분을 토합니다. "주임이 교육 대가로 양주를 요구해서 줬는데, 약속도 안 지키고 갑질만 합니다!“
이 사건은 박물관 징계위원회로 번졌고, 결국 두 사람 모두 '청렴의무 위반'으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습니다. 그러나 주임 A씨는 억울하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농담으로 한 말인데 진짜 줄 줄 몰랐다! 그리고 내 명예를 훼손했으니 손해배상을 해라!"라며 민사 소송을 제기합니다.
3막: 반전에 반전, 대법원의 최종 선고
1심과 2심의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특히 원심(2심)은 "B씨가 허위 사실을 퍼뜨려 A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주었죠. 하지만 대법원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임주환 변호사의 판례분석💡(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한 결정적 근거)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정립한 '명예훼손의 불법행위 책임과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습니다.
1. 허위성에 대한 증명책임 (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등 참조)
민사상 명예훼손에서도 원고가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할 때는, 해당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원고가 입증해야 합니다.
적용: 원심은 피고의 발언이 허위라고 단정했지만, 대법원은 원고(주임)가 직접 쓴 경위서와 정황을 볼 때 이를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즉, 원고가 증명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취지입니다.
2. 위법성 조각 사유: 공공의 이익에 관한 범위
적시된 사실이 진실하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위법성이 없습니다.
법리: '공공의 이익'에는 국가나 사회 전체의 이익뿐만 아니라 특정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사와 이익도 포함됩니다.
적용: 대법원은 이 사건이 "직장·노동조합 또는 권력관계에 기초한 이른바 '직장 내 갑질' 문제로서 사회 전체의 관심과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이라고 판단했습니다.
3. 사익적 동기가 섞여 있는 경우 (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다15922 판결 참조)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적용: 설령 B씨가 교육을 못 받은 것에 화가 나 폭로했더라도(사익), 그 내용이 직장 내 부조리 척결(공익)에 해당한다면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습니다.
자주하는 질문 [FAQ] 직장 내 부조리 폭로와 명예훼손, 이것이 궁금합니다!
Q1. 상대방이 "그때 그 말 농담이었다"라고 주장하는데, 그래도 제가 명예훼손 책임을 지나요?
A. 이번 대법원 판결의 핵심이 바로 그 지점입니다. 상대방이 농담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실제로 금품이 오갔거나 비밀 유지를 당부하는 등 객관적인 정황상 상납이나 대가성이 의심된다면 이를 폭로한 행위는 허위사실 적시라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민사소송에서는 그 말이 '허위'라는 점을 소송을 건 상대방(원고)이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Q2. 제가 상대방이랑 사이가 안 좋아서 괴롭히려고 폭로한 측면도 있는데, 문제가 될까요?
A. 인간인 이상 순수하게 100% 공익만을 위해 행동하기는 어렵습니다. 폭로의 주요 목적이 직장 내 부조리(갑질)를 알리는 것이라면, 설령 개인적인 원한이나 불만 같은 사익적 동기가 섞여 있더라도 공익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Q3. 노조 게시판이나 단톡방에 올리는 것도 '공공의 이익'으로 인정받나요?
A. 네,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공의 이익'을 국가나 사회 전체뿐만 아니라, '직장'이나 '노동조합' 등 특정 집단 내의 관심사까지 폭넓게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파 범위나 표현 방식이 지나치게 악의적이지 않아야 하므로 전문가와 상의하여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4.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습니다. 당장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말이 사실에 기반했다는 증거'와 '이 폭로가 조직에 왜 필요했는지(공익성)'를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례처럼 상대방이 작성한 경위서, 평소의 업무 지시 내용, 동료들의 진술 등을 수집해야 합니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위법성 조각사유'를 정교하게 주장하는 서면을 준비하십시오.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 위축되어 계신가요? 상대방의 주장이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에 부합하는지, '위법성 조각사유'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구성할지 변호사와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민사 소송은 전략적인 증거 활용과 법리 적용이 승패를 가릅니다.
전화: 010 2752 0719
메일: eyelid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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